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당연한 지식이 외부인에게는 갈증의 대상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고객 인터뷰도 그런 분야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냥 만나서 물어보면 될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뻔한 내용만 확인하거나 고객들이 저마다 다른 얘기를 해서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지요. 





2015년 12월에 국내 출간된 <사용자 인터뷰 : 사용자를 이해하는 진솔한 첫걸음>은 인터뷰를 잘하는 방법만을 통째로 다루는 거의 유일한 책입니다. 저자인 스티븐 포티걸은 HCI를 전공한 뒤 디자인 컨설팅사에서 일하면서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회사들과 일해왔군요. 그래서인지 페이스북, 링크드인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회사의 실무자들도 중간에 등장합니다.  





다만 이 책은 UX디자인 관점에서의 사용자 인터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인하우스 조직에서 담당자가 제대로 리서치를 수행하는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린스타트업고객 인터뷰 관점에서는, 유용한 내용도 있고 딱히 해당되지 않는 내용도 있는 것이죠. 특히 보상을 지급하는 대상자 리쿠르팅이라던가, 리서치 에이전시를 끼고 진행하는 내용이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초기 고객, 잠재고객을 인터뷰해서 문제/솔루션/MVP에 대한 가설을 검증해가는 린스타트업 관점에서는 어떤 내용을 쏙쏙 뽑아읽으면 좋을까요?


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의미있게 봤습니다. 


1. 어떤 순서로 인터뷰를 진행해야 할까? 


→ 5장. 인터뷰의 핵심 단계

: 실전에서 겪게 되는 단계들.

: 인터뷰 목적 언급하기, 킥오프 질문, 어색함 받아들이기, 티핑포인트(분위기 전환점), 부드럽게 마무리 등.


2. 구체적이고 새로운 내용을 얻어내려면?


→ 2장. 인터뷰 프레임워크 설정하기

: 질문거리를 준비하는 법, 친밀감 형성하기, 경청하기, 바디랭귀지에 신경쓰기 등.


→ 6장.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 침묵을 견디고 활용하는 법, 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내는 질문법, 상대방의 언어 사용하기 등


3. 돌발 상황에 잘 대처하려면?


→ 8장. 인터뷰 최적화하기

: 인터뷰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방안

: 참여자가 말이 없을 때, 말을 멈추지 않을 때, 만나보니 적합한 사람이 아닐 때, 불편해 하거나 불안해할 때 등.  




이 책은 UX디자인이라는 배경에서 쓰였고 제목도 '사용자 인터뷰'이지만, '고객 인터뷰'를 준비하는 분들께도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만큼 인터뷰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 책은 없거든요. 많아야 한 챕터 정도 할당할 뿐이죠.


다만 가격은 20,000원으로 조금 비싼 편입니다. 전문 서적인 만큼 살 사람은 사볼 거라는 출판사의 자신감이 보이는 부분이죠. 그래도 고객의 마음을 알고자 하는 창업자, 기획자라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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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스타트업 접근법에서는 고객 인터뷰를 무척 강조합니다. 책상에 앉아서 상상만 하는 게 아니라, 밖으로 나가서 검증하라는 거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고객 인터뷰하는 방법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린스타트업/UX디자인 책에 조금씩 언급되는 내용들을 정리해보기 전에,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간단히 적어 보았습니다. 





고객 인터뷰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질문해야 뻔한 대답이 아닌 새로운 걸 얻어낼 수 있을까요? 어색한 순간에는 어떻게 넘겨야 하죠? 
 

'질문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린스타트업 관점의 고객 인터뷰에서는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일 외에 몇 가지 스킬이 더 필요합니다. 우리의 목적은 단순한 실태 파악이 아니라 잠재고객의 니즈와 근본적인 동기를 알아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는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


'어떻게 질문해야 뻔한 대답이 아닌 깊이있는 내용을 알아낼 수 있는지' 궁금해하신 분들이 계셔서 생각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청하기가 중요합니다. 너무 뻔한 얘기지요. 하지만 '인터뷰=질문하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객 인터뷰는, 단순히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작업이 아닙니다.

 

간단한 실태조사나 제품, 서비스 출시 후 반응을 보는 경우라면 그래도 됩니다. 하지만 예비 창업자 또는 초기 스타트업이 새로운 걸 만들기 잠재고객에게 하는 인터뷰는 목적이 다릅니다. 고객의 행동뿐만 아니라 왜 그렇게 하는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를 근본까지 파고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익히 알려져 있듯, 고객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모릅니다. 일상생활을 그냥 스치듯 이어가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사소한 것은 잊어버리거나 기억이 희미해지게 되어 있죠.

스스로 뭔가 불편하다고 말할 정도라면, 그건 굉장히 심각하고 경쟁자들도 누구나 알 만한 문제일 것입니다. 


그걸 해결하는 솔루션에 대해서도, 말로 물어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 고객은 듣기만 해서는 잘 상상하지 못하고, 우리 의도와 전혀 다른 걸 떠올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걸 준비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컨셉 반응을 보는 질문은 가급적 맨 마지막에, 대면해서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안그러면 고객은 그 주제에 관련된 얘기를 주로 하게 되고, 몰랐던 얘기를 들을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럼 린스타트업식으로 말해서, 문제 검증을 위한 인터뷰는 어떠해야 할까요. 


그 사람의 내면을 이해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원하는게 무엇인지 털어놓고 공감하는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 필요합니다. 

'A가 필요해요라고 말할 때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왜 그걸 바라는 건지, 그 핵심 감정은 무엇인지의 문제죠.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집단적 경향을 수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나중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각각의 사람을 개성있는 독립된 존재로 탐구해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정한 동기를 알아내야,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진짜 가치있는 것인지,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에 필요한 3가지 스킬



1. 경계심 허물기 

인터뷰 용어로 ‘라포(rapport)'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뜻을 옮겨보면 친근감을 형성한다, 마음이 통하는 공감대를 이루고 경계심을 풀게 한다, 정도겠네요. 


원래는 원주민 부족 등 전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는 민족지학 인터뷰 기술에서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경제/경영 분야나 UX 관련 컨텐츠에 등장하는 그 에쓰노그라피가 바로 민족지학입니다.) 상담 쪽에서도 쓰이는 용어 같은데 자세한 건 이 글을 참조해주세요. (라포란?)


요즘 날씨가 참 덥죠+, 찾아오시는 길이 힘드셨죠, 등등 가벼운 인사말로 긴장을 푸는 부분이 있고요. 본인 소개인터뷰하는 목적을 간략히 전달해서 인터뷰 대상이 마음 편히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초반에는, 듣다가 궁금한게 생겨도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일단 상대방이 하고싶은 얘기를 다 하게 내버려두는 게 좋습니다. 궁금한 건 머리속 한켠에 잘 메모해 놨다가 적당한 틈을 타서 꺼내면 좋겠지요.



2. 맞장구치기


연애할 때랑 똑같습니다. 적당한 추임새와 맞장구가 있어야 상대방이 자기 얘기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불편한 침묵의 순간에 당황해서 전혀 생뚱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잽만 날려서는 고객의 깊은 마음을 들여다보기 어렵습니다. 영화로 치면 롱테이크가 필요합니다. 고객이 하고싶은 말을 다 하게 배려해주세요. 

예를 들면 이런 맞장구들이 있겠죠.


- 아, 그렇군요. 네에. 아, 그러셨어요. 

- 정말 힘드셨겠네요. 

- 그런 게 있었군요. 

- (몰랐던 사실을 언급해서 자세히 듣고 싶을 때, 놀라움을 섞어) 그래요? 


그리고 상대방이 했던 말을 약간 바꿔서 맞장구쳐도 좋습니다. 고객이 애매한 표현을 썼을 때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하거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고객 : 그럴 때는 정말...쫌 그래요.

나 :  시간을 낭비하게 되서 짜증나시는군요.

고객 : 네, 아무래도 그렇죠.  / (또는) 시간도 시간이지만요, 제가 진짜 신경쓰이는 건 …


맞장구를 덜 쳐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고객이 자기 얘기를 하다가 흥분해서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죠. 
그럴 때는 미소를 지으며 ‘네에…’정도만 곁들이며 살짝 끄덕이기만 하면 됩니다. 너무 과한 맞장구나 끄덕임은 그 이야기가 중요하거나 흥미롭게 느껴진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그래도 상대방이 눈치없이 계속 이어간다면,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여 주세요.  



중간에 말을 끊고 억지로 화제를 돌리지는 마세요. 인터뷰에서 의사표현을 꼭 말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억하세요. 인간은 아직도 몸짓 언어로 많은 걸 표현하고 이해하는 존재입니다. 서로 막 형성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의사전달을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3. 깊이 파고들기 (Probing)

이 용어는 리서치 업계에서 쓰이는 말입니다. 단순히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치거나 새로운 주제의 질문을 던지는게 아니라, 방금 들은 내용에 대해 한발 더 깊이 파고드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가 궁금하거나 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내려고 할 때 필요하죠. 


고객 : 예전에 OO에서 많이 샀는데 지금은 OO에서 주로 사요. 

나 : 아...네, OO에서 사지 않으시게 된 건 어떤 부분 때문일까요?  

고객 : 뭐 우선 ~~가 있구요. 


"왜요?"라는 직설적인 질문은 좋지 않습니다. 이유는...아마 반대 입장이 되보면 아실 거에요. 상당히 공격적으로 느껴지거든요. 마치 그래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죠.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나의 주관이 개입된 ‘유도심문’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거죠.

고객 : OO에서 많이 사다가 지금은 OO로 넘어왔어요.

나 : OO를 안쓰시는 건 결제가 불편해서인가요? 

고객 : 예..뭐..그렇죠. 
(그 말도 맞긴 하지만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당장 생각이 안나기도 하고 틀린말은 아니니 대충 넘어감)


예상했던 대답을 들었을 때 한걸음 더 나아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나 : OO를 안쓰시게 된 건 어떤 부분 때문인가요?

고객 : 일단 결제가 불편했구요. 그게 제일 크죠. 어쩌구 저쩌구... 

나 : 네..그러셨군요. 혹시 또 다른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게 있었을까요? 

고객 : 음... 그때 당시에 제가 말이죠. ....


지금까지 제품 기획자이자 UX리서처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팁을 나눠봤습니다. 사실 리서치 업계에서는 누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공개된 컨텐츠로 옮겨진 걸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제품/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잠재고객, 초기고객을 만나려는 분들께 작게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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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는 짧아야 합니다.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지 않고 응답자의 선의와 호의에만 의지하는 경우엔 더욱 그렇죠. 

아래는 모 스타트업이 페북을 통해 진행한 'xx 서비스 이용 실태 파악' 조사 사례입니다. 응답자는 첫화면에서 6개 문항에 대한 응답과 스크롤 5번을 하고 나서, 이런 화면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진행률이 10%입니다. 이 숫자를 보고 고객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자동적으로 90%를 연상할 것이고, 앞으로 질문이 몇십 개 쯤 기다리는 것으로 느끼게 됩니다. 진행률 표시되는 로직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죠. 

이미 충성고객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면 이런 무리수를 둘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충분한 데이터량을 확보하기에 좋은 설문은 아닙니다. 많은 고객이 첫페이지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집된 데이터 량이 적으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양이 적을수록 결과의 신뢰성은 떨어집니다. 똑같은 설문을 다른 사람들한테 했을 때 영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이왕 설문조사를 한다면 가급적 많은 응답자를 확보하는 게 좋겠죠. 그룹별로 차이가 있는지 보고 싶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탈률을 낮추고 응답 완료율을 높이는 설문을 설계하자. 


1. 진행 상태(progress bar)를 보여주는 건 좋습니다. 응답자의 지루함을 덜고 전체 과정을 상대적으로 짧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목적에 맞는지 객관적으로 체크해봅시다. 

2. 진행률을 표시한다면 첫페이지는 최소한 20%로 맞춥니다. 
25~30%여도 좋겠지만, 그 이상은 없어도 무관하다고 봅니다. 

3. 기본적으로 전체 문항 수를 가급적 줄여 봅니다. 그냥 궁금한 건지, 비즈니스 의사결정과 실행에 영향을 주는 Actionable data를 얻기 위한 건지 가슴에 손을 얹고 냉철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포 전에 파일럿 테스트하는 습관

마지막으로 설문조사뿐 아니라 랜딩페이지, 앱, 웹사이트 등 모든 경우에 꼭 파일럿 테스트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친구들 중 신랄하고/비판적이며/쓸데없이 꼼꼼하고/작은 것에 집착하는 친구에게 미리 한 번 테스트 시켜 보셨으면 합니다. 원래 작업한 당사자 눈에는 잘 안 보이는 법이거든요. 고객에게 선보이기 전에 매의 눈으로 살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만약 더블체크해줄 사람이 없다면, 출력해서 종이로 보시길 권장합니다. 화면에서 안보이던 것도 출력해서 보면 보입니다. 그리고 제3자의 눈으로 보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관련글 : 고객조사 설문지 작성법, 작성 순서와 3가지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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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고객조사를 처음 경험하는 창업자를 위해 고민하며 작성 중인 연재물입니다. 컨셉 기획자로서 실무 경험에 기반한 내용이며, 전통적인 마켓리서치 전문가들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사실 설문조사 하는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되죠. 구글폼으로 만들면 제로비용에 배포도 용이하고, 결과물도 깔끔한 그래프로 그려줍니다. 그런데, 이게 독입니다. 


너무 쉬워서, 그냥 쉽게 해버리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됩니다.

오늘 하려는 얘기는 비즈니스 활동으로서의 설문조사를 잘 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개인적인 바램은 이 글을 통해 고객 접점이 되는 설문지가 좀더 친절하게 구성되고,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면 합니다.


두 가지 원칙

제품개발 초기에 고객조사를 통해 알고자 하는 내용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난이도 순서대로 다음과 같은데요. 


(1) 기존 사용행태 & 인식(U&A, usage & attitude) + 구매경험
(2) 제공한 제품/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3) 만들려는 제품/서비스 컨셉에 대한 반응

1번 단독으로도 하지만 대개 2, 3번에 모듈로 들어가게 됩니다. 컨셉 평가를 설문으로 하는건 많은 무리가 있지만, 스타트업의 상황이 상황인지라 가끔 그런 케이스도 보입니다. 


어떤 경우든 텍스트만으로 고객의 경험과 생각에 대해 질문하는 건 대답에 많은 왜곡이 반영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일할 때도 그렇지 않던가요.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것과 전화하는 것, 메신저로 하는 것에 차이가 큽니다. 오해의 소지도 높구요. 위의 구분은 그런 난이도 순서대로 줄을 세운 것입니다. 


따라서 온라인 설문조사는 대면 인터뷰보다 더 응답자 친화적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고객이 내 제품/서비스의 이용자이듯,
응답자도 설문지의 용자(user)다. 

그리고 설문조사 설계시 유념해야 할 또 하나의 원칙은, 이것 또한 시간과 노력이 드는 비즈니스 활동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얻어내고자 하는 예상 아웃풋이 명확해야 합니다. 조사를 통해 A라는 결론이 나오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가? B를 새로 알게 되면 내 서비스의 어떤 부분이 달라지나? 내가 몰랐던 C를 알아낼 수 있는가?하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간단한 설문조사도 시간과 노력이 드는 기업활동이다. 
얻고자 하는 결과물이 명확해야 하고, 그 과정은 최대한 효율적/효과적이어야 한다. 

조사의 아웃풋이 다음 비즈니스 활동의 인풋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냥 개인의 궁금증을 풀기 위한 취미활동일 뿐입니다. 최소한 팀원 모두가 공감대로 삼을 페르소나라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원칙 하에 실무적인 고객조사 설문지 작성 순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설문지 작성 순서

Step 1. 브레인스토밍

궁금한 내용을 메모장에 적어본다.

- 절대 구글폼 먼저 열고 시작하지 않는다. 
- 팀원들이 각자 작성해서 취합해봐도 좋다. 


Step 2. Flow 설계

비슷한 내용끼리 그룹핑한다

고객이 응답하기 쉬운 순서로 배열한다
- 일반적으로는 
인적사항(내용과 관련된) → 구매경험 → 사용경험 → 제품/서비스 만족도 → 컨셉 반응평가 → 추가 인적사항(민감한 내용)
- 과거→현재, 구체적→추상적인 질문
- 평이한 질문→대답하기 곤란하거나 민감한 질


Step 3. 핵심질문 체크

꼭 알고자 하는 Key question은 무엇인가?
이 부분은 중요하므로 별도의 글로 다룰 예정입니다.

- 고객 세그먼트에 대한 가정이 담겨 있는가?
- 결과를 분석하면 어떤 비즈니스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가? (대면인터뷰 대상 좁히기, 타겟 마케팅, 신규 기능 개발여부...)

Step 4. 파일럿테스트/UI 최적화

잠재고객에 가까운 지인에게 사전에 설문을 한 번 시켜본다. 

온라인보다는 만나서 같이 앉아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머뭇거리거나 오래 걸리는 부분을 관찰하고, 설문 끝난 뒤에 인터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응답하기 애매한 문항이 있는가? 
→ 보기가 MECE하지 않게 구성된 경우
완료율을 높이고 이탈률을 낮추는 UI인가?
- 고객조사의 기본 안내문구 체크 
Intro - 소요시간, 익명처리/비밀보장
Closing - 감사문구, 문의사항 연락처


세 가지 당부

이런 과정도 복잡하다면 다음 세 가지만은 꼭 당부하고 싶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마주쳤던 초기 스타트업들의 설문조사를 보며 느낀 점들인데요. 


첫째, 궁금한 순서대로 물어보지 말자. 
응답자도 고객입니다. 잠재 고객이죠. 최대한 고객에 빙의해 응답하기 쉬운 순서로 구성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딱 한명이라도 사전 테스트를 해보면 설문지를 좀 더 개선할 수 있습니다. 

둘째, 얻고자 하는 결론, 핵심질문(Key Question)을 3개 이하로 압축해보자. 
핵심질문은 설문지의 구체적 문항들과 꼭 일치하진 않는, 더 상위의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예를 들어 응답자의 직업/보유제품 브랜드/ 사용행태를 물어봄으로써 알고자 하는 궁극적인 내용은 "어떤 고객이 가장 큰 불편함과 니즈를 갖고 있는가?"일 수 있습니다. 

셋째, 정확한 문장,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톤&매너를 구사하자. 
설문도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에 있어서 고객이 우리의 서비스와 브랜드를 만나게 되는 접점입니다. 이 접점(touchpoint)을 소중히 여기셨으면 합니다. 사전 테스트도 할 겸, 비즈니스 라이팅에 익숙한 주변 사람에게 더블체크를 받으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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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초기 단계에 구글폼으로 설문지를 만들어 간단한 서베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잠재고객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설문 내용과 구성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기본을 지키지 않고 응답자에게 불친절하거나, 설문을 통해 얻을 있는 결과가 너무 단편적인 경우다. 마켓리서치를 따로 공부한 없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아쉽다. 


비록 1분이라도, 설문에 응답해주는 고객의 노력과 시간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 


50명이 1분씩만 투자해도 50분이다. 응답을 받으려고 여러 채널로 퍼뜨리는 노력도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결과 데이터의 해석에는 그만한 공을 들이는가


이런저런 분석을 하기엔 문항 설계 자체가 너무 부실한 경우가 많다. 귀중한 데이터를 얻었건만 구슬 서말을 바구니에 채우기만 했을 뿐, 이런 저런 줄에 꿰어볼 수가 없는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검색을 해봐도 제대로 설문조사 하는 방법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바쁜 창업자가 직접 공부하기엔 마케팅 리서치 책 내용은 너무 방대하다. 기존 기업 중심의 그 내용들을 당장 다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간단하지만 스타트업에 도움될 있는 설문조사 설계 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물론 린스타트업 방식에서는 고객 인터뷰와 관찰을 권장하고, 설문조사나 그룹인터뷰(FGI) 지양한다. 설문의 한계점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설문은 분명 시간/노력 대비 효율적인 방법이고 전체적인 감을 잡는 도움이 된다. 적절한 시점에 잘만 사용한다면 말이다.





우선은 설문조사로 시작하지만 주요 내용을 다루고 나면 고객 인터뷰로 옮겨갈 생각이다. 


어차피 숫자는 코끼리의 대략적인 실루엣만 보여줄 , 그 코끼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정 원하는 뭔지는 만나봐야 있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실무자이지 학자는 아니므로, '조사목적의 기획' 같은 내용은 일단 건너뛰기로 한다.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실행 중심으로 안내하고 싶어서다. 


목적은 '고객에 대해 궁금한 것을 알아내는 ' 아니라 비즈니스를 어느 쪽으로 발전시켜야 할지 의사결정에 도움되는 Actionable Data 얻는 것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온라인 설문만이 아닌, 오프라인 인터뷰와 병행할 때 보조도구로서의 설문지에 초점을 맞춰보기로 한다. 



우선 설문지를 하나 만들어 보자. 



Step 1


알고싶은 내용을 종이에 모두 적어본다. 

각자 적어본 팀원들의 의견을 취합한다. 



Step 2


비슷한 내용끼리 분류한다. 


- 인적사항 : 인구통계학적 특성, 직업, 가족/자녀 상황 등


- 제품구매/사용 경험


- 인식과 태도 (사용목적, 선호도, 구매의향, 컨셉에 대한 반응 )


이어지는 글 : 고객조사 설문지 작성법 : 작성 순서와 3가지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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